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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박물관에 한류바람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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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일 / 시인· 이미지평론가
기사입력 2021-01-06 [21:23]

[최창일 칼럼] 미국 워싱턴에는 정말 시시한 박물관(1968년)이 하나 있다. 미국인이 듣는다면 불쾌 할 수 있다. 그 시시함의 대상은 50년 역사의 국립초상화 전시관이다. 건축물의 화려함을 넘어 시시함의 근거는 이태리, 프랑스, 그리스, 한국과 같이 역사가 장구한 나라에는 없는 박물관이기 때문이다.

▲ 뉴욕박물관 전경.   © 최창일

직설적으로 역사가 짧은 10여개의 나라만이 존재하는 박물관이다. 국립초상화박물관에는 미국의 역대 대통령 초상화가 걸려 있다. 

 

거기에 전시된 대통령의 초상화 옷차림이 한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전시의 대통령 초상화는 양복 정장 차림이 기본이다. 품격의 정장 포즈를 통하여 각각의 모습을 한껏 나타낸다.

 

헌데 초대 조지 워싱턴 대통령부터 오바마까지 44대에 걸친 대통령 가운데 노타이 차림의 두 명의 대통령이 있다. 매우 독특하고 이례적인 모습이다. 문제는 노타이의 대통령이 한류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 

 

노타이의 대통령은 44대 오바마와 43대 대통령 조지 W. 부시다. 부시대통령은  2001년부터 2009년의 재임으로,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의 2003년부터 2008년으로 재임시기가 겹친다.

 

그들이 왜 노타이 차림 이였을까. 이는 한국의 노무현 전 대통령과 연관이 있다.  노 전 대통령은 탈권위주의를 상징하며 노타이(No Tie)패션으로 집무하였다. 국무회의 주재도 노타이였다. 

 

그의 격의 없는 노타이 패션은 2004년 고이즈미 당시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도 이어 졌다. 국가 간 정상회담에서 정장을 하지 않는 것이 결례라는 평도 있었다. 북.일 수교협상, 북핵 문제, 야스쿠니 참배 등 양국 간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 시기였다.

 

노 전 대통령은 기존의 틀에 대하여 의미를 두지 않았다. 결과는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의 격식을 차리지 않는 모습을 비판 했다.

 

옷차림과 무관하게 이후 한.일 양국 정상회담은 셔틀회담으로 확대,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세계의 모든 정상들은 한일 정상 회담 차림을 통하여 신선한 인상을 받았다.

▲ 최창일 / 시인     ©성남일보

부시를 비롯한 여러 나라 정상들은 하나 같이 노타이 차림의 집무가 일상화 되어갔다. 오바마는 대통령이 되기 전 노타이 차림으로 선거운동에 임했다. 역동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의 영예까지 가졌다.

 

세계 정상의 노타이 집무 옷차림은 노 전 대통령이 일으킨 한류 바람이다. 결과는 미국의 국립초상화전시관에 두 전직 대통령의 노타이까지 이르게 하였다.

 

또 한 가지 독특한 것은 이 전시관은 평소 한산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며 초상화가 들어서며 관람객이 폭증했다. 예년에 비해 평균 3배가 늘어났다고 한다. 이유는 오바마의 퇴임 후에도 식을 줄 모르는 인기 때문이다. 구지 이유를 분석하면 현 트럼프 대통령과 비교되는 면이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초상화전시관을 운영하는 나라는 열손가락 안에 그친다. 미국은 그 중 하나다.

 

원래 초상화전시관의 원조는 스웨덴이다. 1882년 건립했다. 이어 영국이 1856년 재빨리 흉내를 냈다. 이후 와스프(WASP), 즉 화이트 앵글로색슨 국가들로 초상화 전시관이 퍼져 나갔다. 

 

스웨덴과 앵글로색슨 나라들이 국가적 차원의 초상화 전시관에 주목한 이유는 짧은 역사를 보강하기 위한 정체성 확보로 본다. 초상화를 통한 네이션빌딩(Nation Building)이다. 초상화 속의 영웅을 통해 국가적 통합과 단결, 위신을 다져가는 식이다. 미국과 같이 연방정부는 통합이 절대 필요한 나라다. 물론 사진이 없던 시대의 모습이기도 하다. 

 

한류는 연예인과 스포츠인만의 것이 아니다. 정치지도자의 자신감이 쓰는 전설이다. 레전드(legend)란 희망을 전제할 때 가슴속에 던진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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